퀴즈쇼 (김영하)
인터넷에서 '88만원세대'라는 책을 살려고 리뷰를 보는 도중 김영하의 '퀴즈쇼' 소설 제목을 보게 되었다. 지금 20대의 삶을 그리고 있다는 점과 소설을 읽고 싶다는 점이 나를 서점으로 가게 만들었다. 

 항상 느끼지만 소설은 어떤 장르보다 흡입력이 강한 것 같다. 특히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미드, 매트릭스, 미니모토CF, MP3플레이어, 구글, 익스플로어등등의 단어들은 20대 후반 주인공의 삶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재치있는 어구는 나를 낄낄 대게 만들었다. 책 보면서 혼자 소리내어 웃어 본 일이 얼마만인가 싶다. 예를 들어 주인이 고시원 방값을 얘기하면서 창문있는 방은 이만원 추가, 랜선 들어오는 경우 만원 추가라고 설명하자 주인공은 창문보다 랜선있는 방을 선택하면서 '나는 현실의 창 대신에 빌 게이츠의 창,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를 선택했다'며 다짐하는 모습이 어찌나 재밌던지.  

 박학다식하지 않은 나에게 작중 인물들의 대화와 다양한 심리상태를 영화, 책등에 나오는 주인공과 비교하면서 풀어내는 내용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이공계 학생들이 자기 분야 얘기만 나오면 정신없이 썰을 풀어낸다는 비유가 왜 이렇게 공감가는지. 또 예전 소설과 달리 이 시대의 남녀간의 연애에 있어서 핸드폰은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매체이며, 그것을 통한 갈등과 심리 묘사는 요즘 어느 세대나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전체적인 내용 전개는 느슨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된다. 다양한 사건들 속에 주인공의 심리는 이리 저리 곤두박질 치며 소설 곳곳에 사회 비판 내용들이 눈에 띈다. 

 현재 20대를 살아가는 모습을 어쩌면 이렇게 리얼하게 묘사했을까 싶을 정도로 김영하씨의 소설이 맘에 든다. 작가 또한 이런 20대의 모습을 쓰고 나서 뿌듯했다고 하니, 내 주변의 또래 친구들이 한번쯤 읽어 봤으면 한다.

by 피아골 | 2007/12/16 13:40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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